이영표 박수칠때 떠나라

<토튼햄 핫스퍼와 대한민국 대표팀의 윙백 이영표>

최근 이영표의 팀 동료이자 포지션 경쟁자로 이영표 선수보다 띠동갑으로 나이가 어린 웨일스 출신의 왼쪽 윙백 가레스 베일이 부상으로 인해 올시즌에는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발 부상으로 인해 3개월간의 결장이 예상되던 베일의 재활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그가 올시즌에는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뉴스입니다. 이에 한국의 언론사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이영표 선수의 토튼햄 입지가 단단해졌다는 기사와 함께 이영표 선수의 주전 획득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이를 진단했습니다.

<웨일즈의 신성 가레스 베일>

하지만 과연 한국 기자들의 예측처럼 베일의 시즌아웃이 이영표의 입지에 청사진을 가져다주는 결과가 될지는 의문입니다. 알다시피 토튼햄은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주전 윙백 질베르투를 최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에서 영입해왔습니다.

 

<토튼햄 유니폼을 입게 된 브라질 출신의 윙백 질베르투>

질베르투의 토튼햄 입성은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일단 그는 1976년생으로 이영표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입니다. 거기에 그는 영입 당시 구단의 몸상태 기준치인 메디컬 테스트를 연속 두 차례나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안 데 라모스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팀에 영입되었습니다. 구단이 이영표 선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나이도 많고 부상 상태가 의심되는 선수를 영입한 것은 이영표와는 다른 장점을 지닌 질베르투의 기량을 이영표보다 더 나은 것으로 판단하고 이 선수를 적극적으로 팀 전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새롭게 팀에 보강된 영건 알란 허튼> 

또한 반대쪽 포지션이지만 토튼햄은 오른쪽 윙백 자원 또한 적극적으로 보강에 나섰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노리고 있던 스코틀랜드 대표팀 오른쪽 윙백 알란 허튼을 레인저스로부터 800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주고 데려왔습니다. 또한 잉글랜드 챔피언십 카디프시티에서 뛰던 촉망받는 젊은 선수 크리스 건터를 역시 팀 스쿼드에 보강시켰습니다. 기존에 오른쪽 윙백 주전으로 나서던 파스칼 심봉다가 왼쪽 윙백도 자연스럽게 소화 가능한 선수라는 점을 고려해볼때 이들의 영입은 장기적으로 이영표의 팀 내 입지에 치명타를 가져다 줄 것이 분명합니다.

< PSV 아인트호벤 시절 그라운드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이영표>
 
이영표는 이미 토튼햄을 한 차례 떠날 기회를 부여받은 바가 있었습니다. 그는 05-06시즌 많은 기대속에 에레디비지에 PSV 아인트호벤을 떠나 토튼햄에 입성했고 첫 시즌 컵대회를 포함한 리그 전경기에 거의 대부분 풀타임 출전하며 준수한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06-07시즌 시작과 동시에 프랑스 렌에서 뛰던 공격적인 젊은 윙백 베누아 아수 에코토가 팀에 영입되었고 이와 동시에 이영표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강팀 AS 로마로부터 좋은 조건에 입단을 제의받았습니다. 토튼햄 구단과 이영표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조건이 제시되었고 이영표 스스로도 토튼햄을 떠나겠다고 언론에 밝히며 이적은 기정사실화 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는 모든 것을 틀어버렸고 결국 팀 잔류를 선택합니다.

이영표는 아직도 그때 AS 로마로 팀을 옮긴 이유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AS 로마로 옮기지 않은 이유를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 비롯됐다" 고 말하고 있는데 일부 언론과 팬들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의 종교적인 문제가 카톨릭의 도시라 불리는 로마행 비행기 탑승에 악영향을 미쳤을거라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그는 토튼햄에 남았고 현재 그는 벤치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늘어난 팀의 불필요한 후보선수로 전락해버린 상태입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활약을 펼치는 이영표의 모습>

PSV 아인트호벤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에레디비지에 최고의 윙백으로 추앙받던 시절 이영표는 과감히 잉글랜드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아인트호벤에서의 특급 대우와 자신에게 유럽행의 길을 열어주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을 떠나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영표는 "어디서든 축구는 가능합니다. 한국에서든 네덜란드에서든 잉글랜드에서는 저는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는 말을 남긴 바 있습니다.

이제 이영표가 다시금 그 말을 실천으로 옮겨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어디서든 축구는 가능합니다. 토튼햄과 감독은 이영표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고 있고 한국 나이로 서른 줄을 훌쩍 넘긴 그가 영원히 잉글랜드 무대와 프리미어리그 토튼햄에서 뛸 수 없으리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이제 이영표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어디서든 축구는 가능합니다. 꼭 토튼햄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프리미어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치다 서로 손을 맞잡는 박지성과 이영표>

이제 이영표 선수가 박수칠 때 토튼햄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길 빌어봅니다.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그의 선수로서의 커리어와 미래를 위해서 말이죠.



사진 출처 - PSV 아인트호벤 홈페이지, 토튼햄 핫스퍼 홈페이지, 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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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랍스탈 | 2008/02/06 15:53 | [W] Soccer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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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바죠 at 2008/02/06 16:15
잘 보았습니다. 이영표 선수의 현 입지가 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감독님이 이영표 선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데 있는것 같습니다. 결국, 이영표 선수 스스로도 새로운 팀을 찾아봐야할 듯 합니다. 제가 보기엔 "공격가담" 항목에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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